옻골 동산에서 밥(食)을 찾다
김전(시인 편집위원장)
옻골은 칠곡의 우리말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말을 낮춤으로 무언가 우리말이 천한 말로 여겨지고 있다. 한동안 칠곡 인터체인지를 옻골 체인지로 바꾸어야 한다고 논의가 된 적이 있다.
어찌 되었던 간에 우리말을 찾아서 후세들에게 물려주는 일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시원한 바람이 분다. 옻골동산은 운암지보다 시끌벅적하지 않고 잔잔한 휴식처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래서 자주 옷골 동산을 오른곤 한다.
마가렛꽃이 하얀 버선발로 마중을 나오고 있는 옻골 동산
마가렛꽃의 꽃말은 진실한 사랑이다 환하게 웃고 있는 조선의 여인을 찾아 진실한 사랑을 나누기 위한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손을 꼬옥 잡고 있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싱그럽게 느껴진다.
섹스폰을 들고 흘러간 옛 노래를 멋지게 연주하던 아가씨가 있었는 데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그 노fot소리가 산속에서 메아리로 들려오는 것 같다.
조금만 올라가면 정자가 2개가 있다. 도심에서 지친 강북구민들이 앉아 있기도 누워 있기도 한다. 심신을 풀어내는 안식처가 이보다 더 좋은 데가 어디 있으랴!
배낭에 넣어간 책들을 여기에 늘어 놓는다. 그 책들은 전국 각지의 문인들이 보내온 책들이다. 그들은 얼마나 심혈을 기울어 이 작품집을 만들었을까? 나 혼자 보기가 아까워 내 손 때 묻은 책들을 여러 사람에게 보이기 위해 올 때 마다 한 배낭씩 걸머메고 오기로 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책꽂이 하나쯤 누군가 마련해 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잔디 운동장에서 까마귀들은 보물찾기를 하는 지? 여기저기 다니면서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지?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옻골동산 둘레에 흐드러지게 핀 이팝나무가 온 산천을 하얗게 눈처럼 휘날리고 있었다. 팝콘처럼 흩날리는 이팝은 이밥에서 나온 말이며 이밥은 쌀밥이라고 생각한다.
달빛이 떠오르면 이효석의 메밀꽃처럼 하얗게 부서지는 팝콘을 뿌려놓은 듯 하다.
옛날엔 이밥만 있으면 반찬이 없어도 잘 넘어가던 보릿고개가 떠오른다.
그렇게 배고팠던 50년대 60년대였지만 그리움이 아스란히 솟아오른다.
지금은 국민소득 2만불 시대 모두가 잘 살게 되었지만 배고팠던 시절이 그리워지는 것은 무엇일까?
아직도 밥이 그리운 사람이 있다. 그늘에서 힘겨워 하는 사람들의 흐는적거림이 보인다.
이팝나무에서 비정규직의 눈물이 보인다. 뿌리 박지 못하고 흔들리는 우리 아들, 딸들의 모습, 그들에게 먼저 안정을 주어야 한다. 안정을 찾아야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고 행복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꽃잎처럼 무자비하게 떨어지는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줄 사람은 없을까?. 이팝나무처럼 배고픈 자에게 밥 퍼 주는 사람은 없을까?
연인들이 손을 잡고 운동장을 돌고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운동장을 돌고 있다. 건강을 위해서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푸른 솔향을 맡으면서 돌고 있다.
세상도 돌아가고 있다. 바람에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 소나무같은 비정규직을 생각해 본다
이팝나무에 붙은 팝콘 같은 밥들이 떨어지기 전에 비정규직의 눈물같은 현수막이 먼저 떨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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