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감상 3
격조가 있는 시, 자연스러운 시
난(蘭)있는 방이든가 마음귀도 밝아온다
얼마를 닮았기에 눈빛마저 심심한고
흰 장지 구만리 바깥 손 내밀 듯 뵈인다
김상옥<난 있는 방> 전문
1)간결환 시상
2)무욕 허심 –선의 경지
대낮 고비의 정적(定績)
읽던 책도 덮고
무거운 눈을 드니
석류꽃 뚝 떨어지며
어데선가 낮닭 우는 소리
이호우<午> 전문
종장이 적중의 시이다
단발로 짐승 잡는 포수의 능력이다
궂은 일들은 다 물알로 흘러지이다
강가에서 빌어본 사람이면 이 좋은 봄날
휘드린 수양버들을 그냥 보아 버릴까
아직도 손끝에는 때가 남아 부끄러운
봄날이 아픈,내 마음 복판을 뻗어
떨리는 가장가지를 볕살 속데 내 놓아
이길 수가 없다 이길 수가 없다
오로지 졸음에는 이길 수가 없다
종일을 수양이 되어 강은 좋이 빛나네
박재삼 <수앙 散調> 전문
피 살아 도는 정기 신열의 불꽃 바쳐
어김없는 시간의 맥이 뛰는 너울로
일어나 잠 깨는 동녘 예지의 햇살처럼
<깃발>
이 시는 시조가 되지 못한다 글자수에 억지로 구겨
넣은 격이다. 답답할 뿐이다. 생마물 가지기를 꺾어
놓은 형상이다
바다가 무어냐고 아이들이 하도 묻기에
군산 가는 길에 먼 수평을 가리키며
돛배와 갈매기와| 아< 그 다음 말도 못했다
<바다>
위 시는 자연스럽다. 여유가 있다. 시조라는 틀에 유유자적
하다. 시조는 이렇게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야 한다.
구두를 새로 지어 딸에게 신겨주고
저만치 가는 양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한 생애 사무치던 일도 저리 쉽게 가것네
김상옥<<어느 날> 전문
한 생애 사무치던 일도 저리 쉽게 가것네
여기에서 얼마난 여운이 있는 가?
독자가 생각할 수 있는 여백을 두고 있다
사을 와 계시다가 말 없이 돌아가시는
아버님 모시두루막의 빛 바랜 흰자락이
웬일로 제 가슴 속에 눈물로만 스밉니까
어스름 찾아오는 아버님 여일(餘日)위에
꽃으로 비춰드릴 제 마음 없사온데
생각은 무지개 되어 고향길을 덮습니다
손 내밀면 잡혀질듯한 어릴쩨 시절이이온데
할아버님 닮아가는 아버님의 모습 뒤에
저 또한 그날 그때의 아버님을 닮습니다
정완영<부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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