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김해성
하루하루 겨울을 던져 버리는 날
詩 생각에 영감의 늪에 빠졌다
飛上하는 봄의 전령처럼
詩語들이 피어날 줄 알았는데
된장, 고추장, 간장 양념처럼
항아리에 가득 채웠던 겨울밤
매콤하고 구수한 詩 향기
텅 비어 버린 장독대가 되었네
겨울밤 식탁을 넘나들던 양념들
구수한 너의 향기 꿈꾸듯 사라지고
춘몽 속 파고드는
달콤하고 매운맛은 그리움 되었다
장독대 바람도 잠시 쉬어가는데
항아리 주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마음 깊숙이 파고드는 헛헛함
구수한 맛도 얼클한 맛도
한 줄의 詩語처럼 그리운 것뿐이다
한 줄의 詩 봄바람처럼
시원하게 하지만 나를 목마르게 한다
말없이 흐르는 세월/김해성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우리들이 사는 곳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계절의 변화를 기다리는 날
긴 시간들이었지요
동토의 시베리아 벌판
한 마리 늑대가
봄을 찾아 헤매고 있듯이
긴 겨울을 떠나
봄으로 떠나는 초대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늘은 별 하나하나
아름다운 빛을 내지만
우리 세상은 서로가
멋지게 빛을 내려 노력하는
세상입니다
이 넓은 세상에,
나와 같은 사람 없듯이
그대도
그대같이 소중한 사람
또 없습니다
나의 삶 소중하듯
그대의 삶 소중합니다
누군가 대신할 수 없는
그대의 삶,
돌고 돌아오는 계절
먼 길 돌아봄으로 향하는 그대
봄으로 가는 외침
겨울, 밤하늘의 유성유 만들어
하이얀 설원 속 불꽃놀이 되기를
바래 봅니다
청야의 울림,
말없이 흐르는
세월에 녹아들어
가슴 깊히 새겨보는
사랑의 메아리 되리라
봄이 오는 길/김해성
겨울이 가는 길목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긴 동면을 깨우듯이
밤새 또로로 또로록
창문 넘어 들려오는 자장가 소리에
봄으로 초대되어 깊은 꿈을 꾸었습니다
가을이 남기고 간 흔적
겨울 속 동화되어
작은 수첩으로 들어가 버렸고
퇴색되어 버린 자화상
그리움으로 무너져
봄비로 찾아옵니다
희미해졌던 봄날의 기억
새록새록 돋아나는 아침,
남녘에서 밀려오는 봄 향기
냉이와 달래를 캐는 소식은
나를 행복한 미소를 짓게 하고
그 풋풋한 봄 향기 가슴 속으로
파고 듭니다
창가에 그려지는 당신의 반영
진한 커피 속에 타보고
퇴색되어 버린 겨울동화를
아메리카 커피에 희석시켜 봅니다
봄이 오는 길,
가뭄에 메말랐던 대지 위에
촉촉이 적셔주는 빗물
그 봄비에 내 삶을
조금씩 삭히고 삭혀
향기로움 가득 채우는 봄비가 되길
기도하는 오늘입니다
심사평
김해성의 작품 ‘詩’ ‘말없이 흐르는 세월’ ‘봄이 오는 길’을 제1회 문학애 신인상 당선작품으로 선정한다.
시는 느낌이고 설명이 아니다. 그리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고 에둘러 묘사해야 한다. 적절한 비유와 개성적인 시어로 창조되어야 한다.
‘詩’를 분석 하면 言 +寺 이다. 말의 절이다. 경건한 언어이다. 언어로 그리는 그림이다.
시모니테스는 그림은 말없는 시이고, 시는 말하는 그림이라고 하였다.
김해성은 ‘시’에서 시어를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을 잘 묘사했다. 이미지가 선명하다.
장독대에 들어 있는 시어들이 구수하게 느껴진다.
시를 요리할 줄 아는 안목이 예사롭지 않다.
‘말없이 흐르는 세월’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자연의 섭리에 따라 운행된다. 세월의 흐름 속에 아름다운 생각을 갖고 있다.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삶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봄이 오는 길’에서도 시적인 묘사를 극대화 시키고 있다
‘또로로 또로록’ 의성어를 사용하여 시의 생동감을 주었다.
‘진한 커피 속에 타보고/퇴색되어 버린 겨울동화를/아메리카 커피에 희석시켜 봅니다.’ 공감각적 이미지이다. 봄비는 새 희망의 상징이다. 봄비는 대지를 눈 뜨게 하는 사랑의 메시지다.
시적 자아도 자신이 남을 채울 수 있는 봄비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 나타나 있다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시는 시인의 성정(性情)에서 나온다. 그래서 인간적이고 따뜻한 시가 탄생하리라 생각한다.
김해성의 작품들은 메시지가 분명하여 주제의식이 강하다. 앞으로 더욱 더 정진하여 한국 문단에 획을 긋는 시인으로 성장하기 바란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심사자 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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