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박종주
옹기종기 모여앉아 무슨 이바구가 그리 많은가
행여 질세라 자식자랑 앞 다투고
지나고 보면 도리어 자식 걱정이 앞서가네
난들 어히 하리요
흘러간 세월은 돌아오지 않는데
나만 백발 앞에 두고 꺼이꺼이 달려가네
숨 한번 몰아쉬고 나면 백발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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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엄마의 마음
아들 깨우기 호들갑
어찌 이리도 어려운가
눈을 뜨고 벌떡 일어나
움직이면 좋으련만
목놓아 불러도 일어나지를 않네
일어났다 다시 눕고 일어났다 다시 눕고
“정호야 정호야 일어나렴 어서어서 일어나렴”
부르다 부르다 지쳐서 “에고, 나도 모르겠다”
양말 신고 고개숙여 앉아있는 우리 왕자님에게
엄마는 오늘도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활기가 넘치는 하루가 되길
아들을 위해 두손 모아 기도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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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통
연장들이 들락 날락
앞 다투어 나갔다 들어온다
내가 잘 났니, 네가 잘 났니 해도
문이 잠기면 아무도 못나가네
어두 컴컴한 방에서 눈만 깜박이네
쟈크가 열리면 밝은 세상
나도 나가보고 싶다.
바람이라도 쉬면 한결 지낼만 할텐데
옥중이라 생각하니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
이제나 저제나 나가 보려나
어이 이리도 긴 세월을 기다려야 하나
바깥세상 한번보고 이생을 마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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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박종주 작품 ‘경로당’ ‘아침 엄마의 마음’ ‘필통’을 당선작으로 선정한다.
시는 감동을 주는 데 있다. 감동으로 세상을 맑고 밝게 만드는 데 있다.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독자와의 소통이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독자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박종주의 작품들은 한결같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선명하게 그리고 있다.
“경로당‘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선명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마지막 연을 살펴본다.
‘나만 백발 앞에 두고 꺼이꺼이 달려가네 /숨 한번 몰아쉬고 나면 백발이로구나.’
꺼이꺼이 의성어를 통하여 시적 효과를 극대화시켰을 뿐 아니라 ‘숨 한 번 쉬면 백발이다.’라는 표현으로 세월의 빠름을 독창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재미있는 구절이다. 시는 독자에게 감동과 재미를 준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니겠는가?
‘아침 엄마의 마음’ 에서도 누구나 겪는 일을 소재로 삼았다. 아침 등교를 시키기 위해 자식을 깨우는 어머니 마음을 잘 묘사해 내고 있다.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아이를 위하여 기도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어머니의 사랑을 잘 그려내고 있어 주제가 선명하다.
‘필통’에서도 삶의 모습을 잘 그리고 있다. 제아무리 다투고 다투어 보아도 별 거 아니라는 것을 교훈적으로 알려 주고 있다.
영원한 자유를 꿈꾸는 갈구의 모습이 클로즈업 된다. 시는 이렇게 비유를 통해서 나타내야 한다.
직설적으로 표현할 것이 아니라 에둘러 묘사해야 한다. 생각의 여백을 주는 시라고 생각한다.
박종주의 작품들은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래서 현실감과 감동 그리고 재미까지 얹어주는 작품들이다
앞으로 더욱더 절차탁마(切磋琢磨)하여 한국을 빛낼 시인으로 남아있길 기원한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심사자 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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