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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및 문학평론

제1회문학애 등단 심사평 김성일

회 맛

김성일

 

너를 보니 감칠맛이 난다

칡넝쿨 오동나무 휘감기듯

입속, 거문고 타는 냄새가 난다

 

너의 쌉싸름한 뱃살 한 점 찍으니

심해의 진미가 거북등 타고 온다

 

왜 왔니,

오대양 부족해서

동강난 땅덩어리...

 

그것도 부족해서 해초 없는 뭍에 왔니,

 

너를 보니 보릿고개 엄마가 생각 키운다.

 

 

 

 

 

 

 

 

 

 

 

 

 

 

 

 

 

 

 

 

 

 

 

 

 

 

 

 

 

 

 

 

 

산길

 

 

밟는 대로 밟히우며 참아온 청산.

 

구름 맞닿은 정상을 향해

사람들이 걸었다

짐승들도 뛰었다

 

새새 년 년 새싹 돋고

밟히우며 산길은 났다

 

이념 향해 꿈을 향해

사랑 위해 투쟁을 위해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산길을 냈다.

 

숲 속 호젓한 산길을 밟으면서

연인들 사색을 다듬는다.

할아버지의 사랑을 한다.

 

유월 녹음 우거지면 더욱

다정하고 포근한 우리의 산길이다.

 

 

 

 

 

 

 

 

 

 

 

 

 

 

 

 

나그네

 

 

펄럭이는 두루마기 석양에 물들면

정다워라 그 불빛 주막의 여정

 

나그네 도포 자락 정한에 젖고

삿갓으로 햇빛 가린 사랑 이야기

 

밤새워 꽃 필 적에 낙엽은 지고

하룻밤 풋사랑에 정든 주모는

 

뒤 없이 펄럭이는 옷깃 잡으며

"언제 오후?"

목이 메는 가련한 여인

 

술 한잔에 쉬어가는 삿갓 나그네

찬 서리 밟는 발길 야속만 하다.

 

 

 

 

 

심사평

김성일의 작품 회 맛’ ‘산길’ ‘나그네를 문학애 제1회 신인상 작품으로 선정한다.

수필은 직선이고 시는 곡선이다.’ 라는 말이 있다. 시를 직선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에둘러 표현하라는 뜻이다. 시는 메타포어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참신한 시어를 제시하여야 한다.

독자가 보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가 좋은 시이다.

이런 점에서 김성일의 작품은 한결같이 비유적으로 제시되어 있을 뿐 아니라 많은 작품에서 불교적인 사상과 철학이 담겨 있다. 깊은 사유에서 우러나온 시라고 보인다.

그리고 참신한 시어를 구사하는 능력이 예사롭지가 않다. 언어의 연금술사라로 느껴진다. ‘회 맛에서 칡넝쿨 오동나무 휘감기듯’ ‘거문고 타는 냄새등 낯설기 기법으로 시의 맛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심해의 진미가 거북등 타고 온다.’라는 문장은 가구(佳句)이다. 회를 먹으면서 보릿고개 시절 어머니를 생각하는 사랑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사소한 생활의 제재를 시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감탄스럽다.

산길은 단지 1차적인 산길이 아니다. 우리 조상들이 살아온 삶의 터전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많은 투쟁과 고난의 길을 걸어 왔던가? 그러나 지금의 포근한 산길은 조국이다.

비유를 통해 나타낸 시는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을 준다. 그 뿐 아니라 즐거움을 준다.

나그네에서는 삿갓 쓴 나그네의 삶을 잘 나타내고 있다. 시는 이미지다. 이미지는 언어로 그리는 그림이다. 노을 속으로 걸어가는 나그네를 잘 묘사했다. 도포자락 휘날리며 걸어가는 삿갓 나그네, 주모와 사랑이 익는 밤, 헤어져야 하는 장면, 새벽길 등은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스토리가 들어 있는 작품이다. 느낌을 주는 이미지의 시, 바로 이런 시가 가슴에 오래 남을 수 있다.

김성일은 시어를 자유자재로 부릴 줄 아는 능력의 소유자이다. 그의 작품은 한결같이 메타포어가 들어 있어 시적쾌감을 맛 볼 수 있다. 관념을 무너뜨리는 믿음직스러움도 보여준다.

등단은 완성이 아니고 출발이다. 새로운 마음으로 정진하여 한국문단의 거성이 되길 기원한다. 다시 한 번 등단을 축하한다.

 

심사자 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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