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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및 문학평론

현대시조 30년을 되돌아본다. ⓾ “ 2000년대 현대시조를 열다

현대시조 30년을 되돌아본다.

 

“ 2000년대 현대시조를 열다

김전(시인, 문학평론가)

kumijb@hanmail.net

1.서언

붉은 빛을 자랑하던 단풍들도 바람에 흩날리고 있다. 가을인가 했더니 벌써 겨울의 문턱에 들어섰다.

마지막 남은 달력 한 장이 버둥거리며 매달려있다. 삶의 무게가 만만하지 않음을 느낀다.

현대시조도 먼 길을 달려왔다.

지나간 역사를 들춰보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더군다나 현대시조의 변모를 살펴보는 것은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현대시조문학관이 개관된다고 하니 현대시조의 영광이고 기쁨이 아니겠는가? 이는 우리나라 시조문학의 축이었던 현대시조사의 자랑이라고 생각한다.

새천년이 열린다고 떠들썩하던 때가 엊그제 같더니 벌써 20년이 다 되어간다.

2000년대 현대시조의 걸어온 길을 살펴보자

 

2, 2000년대 현대시조를 열다.(현대시조 2000봄호(통권65) ~ 2002 겨울 호 통권 76)

. 현대시조 65(2000년 봄호)

1) 12회 현대시조문학상 수상자 특집으로 문을 열었다. 수상자는 홍오선 시인이다.

홍오선 시인은 서울 출생으로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85년 월간문학과 시조문학 천료로 문단에 나왔다. 시집으로 내가 주운 하얀 음표등 다수가 있다.

수상작품을 눈여겨보자.

 

눈 흘기고 돌아누워

수천 밤을 뒤척여도

 

絶命처럼 몸에 감긴

네 노래 펼칠 수 없네

 

三世

아득한 인연

또 하나의 나의 분신

 

가진 것 다 내주고도

버릴 수 없는 이 고통은

 

비늘처럼 다시 살아

꿈틀대는 몸짓의 언어

 

! 나는

파도를 안고

몸부림치는 절규의

 

글썽여 맞는 아침

마침내 날이 선다

 

水深마저 더해가는

팽팽한 그리움에

 

내 홀로

천년 또 천년

하늘 바라 서리라

홍오선 <하늘바라 서리라> 전문

한국적 정서를 여성적 정조로 형상화한 의지가 돋보인다.’고 심사소감에서 말하고 있다.

현대시조문학상 수상자 중에 여성으로서 최초의 수상자가 됐다.

이 시에서 시인은 창작의 고뇌를 표출하였다. 시 한편을 낳기 위한 몸부림을 엿볼 수 있다. 형상화가 잘 되었을 뿐 아니라 화자의 굳은 의지가 돋보인다.

홍오선 시인은 현재 본지 편집위원으로 많은 열정을 보이고 있다.

 

좋은 작품상 수상자로는 서영자 폭포석’, 안영준 ’(), 오민필 탕자의 고백

장미라 모래내 일기초.3’가 선정되었다.

그 중에서 안영준의 눈()을 살펴보자.

 

한 평생 시들지 않는 꽃을 아는가

그토록 신비한 광명을 잃을까봐

낮에도 피곤해지면 눈을 감는 그 꽃을

 

흰자위 한가운데 검고 둥근 花心이 있는

그 곳에 어쩌다가 이슬이 맺힐 때가

제일로 아름다워지는 물에 젖은 그 모습

 

나란히 피어 있는 두 개의 그 꽃은

어둠을 움켜잡고 생각에 잠기다가

수많은 보석이 되어 밤하늘에 피어나네

안영준<()> 전문

안영준 시인은 인정이 많은 시인이었다. 현대시조 편집장으로 오랫동안 수고했다.

지금은 유명을 달리했지만 본지를 위해 노심초사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위 작품은 인간의 유한성과 허무함을 제시하고 있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들도 시들게 마련이고 죽게 마련이다. 그 찰나의 시간을 위하여 몸부림치는 인간에게 경종을 울리는 작품으로

여겨진다.

여류시인의 특집 봄과 여심과 시에 경규희, 김기옥, 김옥정, 김해석, 박권숙, 백이운, 서숙희, 문정란, 이소라, 전연욱, 정위진, 한미자, 황다연, 등의 작품들이 아름답게 수를 놓고 있다.

시인은 먼저 인간이 되라는 말이 있다. 이 중에서 본지 출신이면서 신춘문예로 등단하고부터는 본지와 인연을 끊는 작가가 있다.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을 모른다고 한 말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유명해질수록 겸손해 질 수는 없을까?

특집으로 섬진문학회 봄 시화전이 수록되었다.

강기주, 김광수, 김동렬, 김연동, 도리천, 석민아, 이태전, 윤성호, 이도기, 이동배, 정강혜, 정동현, 정석광, 진혜정, 하문규, 하한송 등이다.

현대시조단에는 정소파 외 46명의 작품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

40회 현대시조 신인상 당선작이 발표되었다. 당선자 송기순 폐촌 포구’, 김영교 耳順의 언덕에서‘, 천숙녀 ’2월 엽서이다.

이 중에서 송기순의 작품을 음미해 보자.

 

하늘이 낮게 내려 음산해진 잿빛 浦口

허물어진 방파제에 발 묶인 木船 한 척

자는지 고장 났는지 아리움이 어리네

 

갈매기의 울음은 쫓기듯 떠나가고

滿船의 기억마저 썰물에 씻겨간다

노을은 주름 손 같이 늙어가고 있어라

 

갯벌 메워지는 날 바지락도 사라진다

저물녘 물 때 맞춰 혼자 엎드린 아낙

또 다른 가난을 달래며 凋落을 캐고 있네

송기순(폐촌 浦口> 전문

 

송기순의 등단 작품이다. 폐촌 포구를 디테일하게 묘사하였다.

낯설기 기법을 통하여 시적미감을 높여주고 있다.

가난한 어촌을 통하여 끈질긴 삶의 모습을 나타내는 데 성공한 작품으로 보인다.

 

 

 

 

. 현대시조 66(2000년 여름호)

1) 현대시지조 논단에 시조비평사 연구(6)/문무학’ , ’이은상 시조연구(4)‘/김복근’ , ’시조문학 원론(1)/원용문의 논문이 게재되었다.

2) 현대시조 논단에는 이도현 외 40명이 이름을 올렸다.

3) 현대시조 신인상 당선작 발표가 있었다. 당선자는 유영애 예감’, 조신연 춘일’ ,이태수 혼불이 당선되었다.

 

. 현대시조 67(2000년 가을호)

1)현대시조단에 정소파 외 33명이 이름을 올렸다.

2)현대시조 동인문학회 가을 詩會가 선을 보였다. 현대시조 출신들의 모임이다. 참여 회원은 김기옥, 김봉근, 김영교, 김영배, 김용진, 김전, 김점권, 김해석, 김호영, 리창근, 박석희, 박영규, 박옥균, 송기순, 서숙희, 서윤규, 서영자, 서정아, 신대생, 신대주, 신재후, 안성경, 오영환, 오철규, 원정호 등 25명이 참여하였다.

그 중에서 본인의 졸시도 선보인다.

 

버릴 수 없는 가시를 가슴에 품고

등 굽은 신동재를 휘적휘적 오른다

아카샤 짙은 향기가 가슴 열고 달려오네

터널 속 벌들은 기도하듯 손 모으고

바람에 발목 잡힌 낮닭의 붉은 울음

신동재 옆구리에서 火印으로 찍혔다

 

구름 섞인 강물은 어디쯤 흘러왔나

떨어진 머리카락 바람에 흩날리며

지천명 문턱을 넘은 장승들의 눈짓으로

 

하나의 가시를 가슴에 키우기 위해

地脈을 짚으면서 저렇게 달려왔나

오늘도 흔들리다가 섬 하나로 내려앉다

김전<신동재를 오르며>

신동재는 경북 칠곡군에 있다. 해마다 5월이면 아카시아 축제를 벌인다.

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잔치를 벌이지만 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

신동재 아래에는 나환자촌이 버티고 있다.

火印으로 찍혀있는 나환자들의 가슴에 가시를 키우고 있으리라.

3) 42회 현대시조 신인상 당선자 발표가 있었다.

김경호/나의시, 박종욱/풀잎이 향기롭다, 최운하/아픔 등이다. 심사위원으로는 장순하, 이문형, 선정주 시인이 맡았다. 김경호의 작품을 살펴보자

누가 를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을 할까

 

외줄기 외로운 길에

그림자가 보이고

 

이름을 붙일 수 없는

별이 하나 내린다.

 

슬픔이 삭아들어

삭정이가 되듯이

 

풀끝 이슬이 어려

눈물로 고이듯이

 

안개 속 水面에 번지는

물 무늬 같은 話頭

김경호<나의 > 전문

 

김경호는 시를 화두로 제시하여 시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한다.

아름다움과 고뇌, 물무늬 같은 존재를 시라고 제시하고 있다.

은유와 상징으로 시를 풀어내고 있다,

신인상으로 많은 시인들을 배출하였으나 눈에 띄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시인의 길이 고난의 길이기 때문이 아닐까?

 

. 현대시조 68(2000년 겨울호)

1)현대시조단에 김호길 외 39명이 이름을 올렸다.

2) 논단에는 노산 시조의 묘미/임종찬, 시조비평사 연구(8)/문무학, 이은상 시조연구(5)/김복근, 시조문학원론(3)/원용문 등의 논문이 무게 있게 읽혀진다.

3) 전호에 이어 현대시조 출신의 겨울 詩會가 이어지고 있다. 참여 회원은 다음과 같다.

이순용, 유상용, 윤길하, 이대전, 이동배, 이두화, 이무식, 이상덕, 이성보, 이소라, 이용애, 이인수, 이인숙, 이태수, 장삼식, 전치덕, 정미영, 정인경, 조선영, 조옥동, 채명호, 최숙영, 최진경, 최희선, 추성희, 김제홍, 박봉주, 박종욱, 우현숙, 이처기, 조현술, 천숙녀, 최도열, 최운하 등이다.

이 중에서 이성보 동인의 작품을 음미해 보자

아침에 산에 오르면 심혼이 눈을 뜬다

찌든 세상살이 거퍼 숨을 들이 쉬면

안개는 산을 넘어가고 햇살들이 와 앉는다.

 

한낮에 산에 오르면 산새도 목이 쉰다

이따금 산이 놀라 골바람도 산을 떠나고

이쪽 산 저편 시루봉 내기 장기 두고 있다.

 

해질녘 산에 오르면 가라앉는 마음이다

산죽은 바람을 끼고 간지러운 옆구리를

저희들 끼리 깔깔대며 노을 하늘 부른다.

 

대충 우려 담은 일상 초입에 부려놓고

막대기 하나 들고 휘적휘적 오른 산길

해종일 산에 묻혀서 내릴 줄을 모른다.

 

이성보<에 오르며> 전문

 

이성보 시인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본지에 많은 애정을 갖고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지금은 발행인으로 수고하고 있다. 현대시조는 이성보 시인을 발굴했기 때문에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삶 속에서 유유자적하게 살아온 그의 모습이 이 산에서 오롯이 보이는 듯하다

이성보 시인의 작품 속에는 인생철학이 담겨져 있다.

 

2)43회 현대시조 신인상 당선자가 발표되었다. 강수성/관계, 구귀분/고독, 황승현/물의 序詩이다. 심사위원은 장순하, 선정주, 이문형 시인이다. 구귀분의 고독을 살펴보자

 

물안개 홀씨 되어 흐느끼듯 부유하다

때로는 절망의 벽 낙하하는 가슴 저림

새벽녘 하얀 성애가 열꽃으로 핍니다

 

속 아린 설렁한 무게 뼈 속 깊이 스민 환기

무너진 벌판 앞에 홀로선 막막함이여

칼바람 시린 창가에 그믐달로 떴습니다

 

서로가 채워야 할 사랑의 가슴앓이

무수한 뒷걸음질로 거듭하여 살아온 죄

한 소절 띄워 올리는 기도이고 싶습니다.

구귀분,<고독> 전문

고독에 대한 많은 시가 많이 있지만 대부분의 시는 진부하다. 그러나 구귀분의 시는 참신하다.’고 심사소감에서 밝히고 있다.

이 작품은 신선하고, 갈망하는 모습을 이미지화 시켜놓았다.

구귀분 시인은 현재 본지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본보기가 되는 삶을 살고 있으며 좋은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3) 아무도 말해 주지 않던 이야기 이문형의 시조 산책(13)이 눈에 들어온다.

이문형은 진주에 거주하고 있다. 진주 사투리 하모’ ‘하모가 귀에 쟁쟁하다

인정이 많고 후배 시인들을 보살펴주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특히 선정주 시인과

가깝게 지내고 있었다. 이제 두 분 모두 하늘나라로 가셨으니 거기에서 좋은 친구로

현대시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 현대시조 69(2001년 봄호)

1) 2001년 봄 호에는 김상옥의 시조 삼사월/자물쇠가 특별전재 되었다.

초정선생의 삼사월을 보자

 

기다리다 가더리다

銀鍼에 찔리운 가슴

 

사래진 누비질이

끝나는 이 해질 무렵

 

삼사월 능구링이 봄도

불기둥을 이룬다

김상옥 <三四月> 전문

2) 13회 현대시조 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수상자는 김보한 시인이다.

김보한 시인은 경남 통영 출신이다. 1983년 민족문화협회 주최 전국민족시 백일장 시조부문 입상,198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서 시조 살풀이가 당선되었으며 시집으로 어느 길목에서외 다수가 있다. 수상 작품을 음미해 보자

 

꽃답다 붐비는 섬

꺼져가는 그 공허함

창문이 드리워진

그 선창 민박 근처

이웃들 엉켜 산다는

맥박 뛰는 풍경이다

 

담쟁이 어룽이져

가을이 둘러 있고

마을길 더듬으며

그 깊은 삶을 찾고

해거름 쏟아질 불빛

귀향하는 어선들

 

복되고 튼튼한 이들

일상은 분주한 터

뱃길에 이력난 어부

섬 안에 터를 묻고

한조금 갸륵한 치성

다시 돋는 꿈이다.

 

김보한<> 전문

 

김보한은 바다에서 파도와 싸우면서 쓴 작품이다. 생활에서 얻은 작품이라 더욱 값진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현실적 현장적 상황을 통하여 인간의미를 찾고 있다. 그러므로 김보한의 시는 수식이 없는 사실 그대로 진실 그대로이다. 인간주의란 바로 이런 것이다.‘ 라고 심사평에서 밝히고 있다.

2001 좋은 작품상 수상작도 보인다. 수상자는 이성보/산란.6, 서숙희/분수이다.

 3)44회 현대시조 신인상 당선자가 발표되었다.

당선자는 김영권-‘雪夜’, 고재구-‘개간’, 최호근 耳明星’, 이다. 심사위원은 장순하, 이문형, 선정주이다. 김영권의 雪夜를 살펴보자.

 

흰옷 입은 나목들

둘러 싼 은빛 세계

 

찬바람을 가르고

밤새 한 마리 울어예고

 

마음은 불 밝힌 오두막

옛이야기 듣는다

 

산도 없고 들도 없고

달빛 눈빛 뿐이네

 

원망도 꾸밈도 없이

세월조차 잠이 든 듯

 

찬 하늘 한 가운데서

달 혼자 웃고 있네

김영권 <설야> 전문

 

눈 오는 날의 밤을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김영권은 림영창 시인의 제자이다.

시조의 가능성을 보고 등단시켰다고 했다.

림영창 선생은 제자의 등단을 눈앞에 두고 운명하셨다고 한다.

림영창 선생은 현대시조시인협회의 산파역을 하신 분이다.

 

 . 현대시조 70(2001년 여름호)

1) 현대시조 70호 논단에 원용문/‘시조문학 원론(5)’, 안영준/‘고산윤선도 연구(2)’,

김우연/‘이호우 시조의 개작과 현대적 변모에 대한(1)’ 등의 논문이 본지에 무게를 더해 주고 있다.

2) 근작 시선으로 김월한 편, 이숙례 편, 김종기 편이 실렸다.

3) 현대시조단에는 유자효 외 36명의 시조시인이 이름을 올렸다.

4) 특집으로 끼리 창작동인 여름 詩會가 열렸다. 참여 회원은 김옥정 , 손영옥, 송지은, 신 명자, 이혜옥, 정기명, 정혜숙, 최희선이다 金玉貞 시를 살펴보자.

 

곰팡내 뽀얗게 핀 수첩을 털던 이중섭이

삼류 시인의 뒷모습처럼 후줄근한 골목길을

깊숙이 중절모를 눌러 쓰고 길을 가는 인사동

 

갇혀 지낸 푸른 시간의 시침을 돌려놓은

은박지 위에서 게를 잡는 아이들의 음계 높은 웃음

차양을 느린 나뭇가지 새로 비껴든 햇살처럼 노랗구나

김옥정<인사동 이야기> 전문

 

김옥정 시인은 현대시조지의 행사 때마다 만날 수 있는 시인이었다. 수원 어디쯤에 산다고 하였다. 늘 다정스럽게 대해주던 그 시절이 그립다. 벌써 20여년의 세월을 훌쩍 넘겼으니 빠른 세월을 실감케 한다.

이중섭 화가의 그림을 삶과 빗대어서 재미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한 편의 그림을 보는 것처럼 눈앞에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런데 그 많던 시인들은 어디로 갔을까? 당시에 열정적으로 시를 창작하던 그 시인들이 보고 싶다.

5)45회 현대시조 신인상이 발표되었다. 반만점의/‘진주’, 조경애/‘용연에서박용범/사월이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

6) 연재시조로 양점숙 꽃과의 만남이 지면을 화려하게 꾸미고 있다.

 

 . 현대시조 71(2001년 가을호)

1) 71호에서 특집으로 현대시조 세미나를 게재하였다. 현대시조 세미나는 200183일부터 85일까지 거제 동부면 소재 혜양사에서 가졌다.

강사는 임종찬/시조의 3장 구조 연구. 문무학/한국정형시의 새천년 대응방안, 김보한환생을 바라고 요구하는 길등이 있었다. 시 창작에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혜양사는 최도열 시인이 주지스님으로 있는 곳이다.

그때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잔디밭에서 하늘을 이불삼아 필자와 선정주 시인이 함께 자던 생각이 생생하다.

현대시조 동인들의 친목과 만남의 계기가 되어 즐거웠다.

앞으로도 현대시조 출신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2) 현대시조단에 정소파 외 36명의 시조시인들이 작품을 올렸다.

3) 46회 현대시조 신인상 당선작 발표가 있었다. 오광진/‘아름다운 방황이다.

나 예전의 깊은 시름 채 마르기도 전

어느 새 다가온 너의 눈시울 망울 속

전생의 가느다란 끈 묶여있는 듯 느꼈다.

 

얼마를 울었던가 울다 지쳐 깨어보니

내 앞에 허허로움만 너털웃음 지저귀고

그 웃음 화살이 되어 내 가슴을 후비였다

 

깊은 물 살얼음판 엉금엉금 기다가는

하필이면 찾은 곳이 사랑없는 구렁텅이냐

언제쯤 생채기 털고 아름다운 비행(飛行)할지

오광진< 아름다운 방황> 전문

시련과 역경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한 방황이다.

이런 방황을 아름다운 방황이라고 한다.

심사평에서 오시인은 인생 체험을 통한 아름다운 시들을 보여줄 것 같은 기대가 앞선다.’고 하였다.

 

 

 . 현대시조 72(2001년 겨울호) 

1) 72호 논단에는 원용문/시조문학 원론(7), 김우연 이호우 시조의 개작과 현대적 변모에 대한 연구(3)’이 게재되었다

2) 현대시조단에 허일 외 37명이다. 허일 박사의 허수아비를 살펴보자

천하 없어도

물맛 하나 좋았거니

 

어딜가나

버들잎 하나 띄워주던

人心

 

옛가람

빈 우물터에

주저앉은 돌거북

허일<허수아비-자업자득> 전문

우물가에서 푸른 하늘을 마시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할 수 없었다. 시대가 바뀌고 이제는 돌무덤으로 변한 우물가, 옛 여인들의 이야기만 들려오는 듯하다.

정이 넘치는 버들잎 띄워 주던 아낙네도 볼 수 없으니 얼마나 삭막한 세상이 되었는가?

허일 시인의 작품들은 스토리가 있어 재미를 더해 주고 있다.

3)현대시조 신인상 당선작이 발표되었다. 남상빈/유민사시사, 전병태/‘봉평리의 일출 무렵

정영자/‘신라의 비이다.

4)서평으로 김보한/선정주 시집 非詩강인한 상징의 미학이라는 제목으로 평을 하였다.

5) 계간 평으로 최재선의 시조 속에 길을 찾는다.’로 지난 호에 대한 계 간평을 하였다.

 

 

 

 

 

 . 현대시조 73(2002년 봄호) 

1) 14회 현대시조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있었다. 수상자는 김승규 시인이었다.

2002 좋은 작품상에는 김옥정/‘인터넷에 올립니다이처기/‘시골 이발소장삼식/‘꽃잎, 그 화두의 노래윤우영/‘中浪川 겨울 바람황진영/‘여의도 풍경이 선정되었다.

김승규 시인의 현대시조문학상 수상작을 감상해 보자.

 

저만치 겨울이 오는 들녘을 바라본다

마른 풀잎 빈 가지를 흔들며 오는 바람

투명한 그 바람 사이로 얼비치는 몸짓들

 

봄이면 세 살 돋던 눈부신 아픔이여

타는 듯 가슴 아린 목숨의 어지러움

풀린 강 그 언덕께쯤 아른대고 있구나

 

싱그럽던 여름날은 신록의 뒤척임이나

뙤약볕 목이 타던 뇌성이며 벽력들도

한마당 소나기를 붇던 그 하늘의 무지개

 

시든 꽃잎에 남아 나부끼는 설운 향기

씨앗마다 숨어들어 유전하는 저 꿈의 빛깔

누구도 어쩌지 못한다, 목숨이 남기는 이 흔적은

김승규<흔적> 전문

 

2002 좋은 작품상 수상작 중에 이처기 시인의 작품을 음미해 보자

 

읍내로 가서 이발소 김씨를 만나야겠네

 

복사꽃 들길 멀리 교회 지붕이 보이는

금순이 머릿결 위로 종달새가 지저귀는

사립문 옆 마당에서 암탉이 종종거리는

벽에 걸린 이발소 그림을 보고 오겠네

5일장 장터 뻥튀기 깜짝 깜짝 놀라고

간 갈치 들고 완행버스를 타고 오면서

벅수골에 우뚝 선 송덕비를 읽어 보겠네

이발소 김씨 손.

뿌려주는 화장수에 취하면서

사철가 장단을 맞추며 돌아 오겠네

퀴퀴한 물수건에 배인 땀 냄새는 역겹겠지만

싸리풀 꽂은 꽃병은 만져보리

묵은 문패를 뒤로 하고

덜그덕거리는 목창문을 드디어 닫고 오리

미장원

네온 불빛이

, 힐끗 문패를 덮는다.

이처기<시골 이발소> 전문

 

 

당시의 시골 풍경을 묘사하였다. 이처기 시인은 미술을 전공한 시인이다.

그래서인지 한 편의 풍경화처럼 떠오른다.

이 작품은 감각적인 작품이다. 감동과 공감을 주면서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다.

현대시조 출신 시인으로 경남에서 시조 창작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2)현대시조 논단으로 원용문/‘윤선도 문학연구(1)’ 장미라/‘한용운 연구김우연/‘이호우 시조의 개작과 현대적 변모에 대한 연구(4)’가 실려 있다. 당시의 현대시조는 무게 있는 논문을 게재하여 현대시조의 발전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3)현대시조단에는 정소파외 39명의 시인이 이름을 올렸다. 그 중에서 원정호의

작품을 살펴보자

 

진홍빛 햇살물고

빈 감나무 나며 들며

까악 깍

낭랑한 음률에 반가움이 날아오르고

설익은 바램까지도 솟아오르는 이 아침

 

빗장 건 나의 하늘

외로움을 털어 내며

정량한 빈 뜨락을 쩌엉 쩡울려 대면

소슬한 이 겨울 아침을 가슴 설레며 맞는다.

원정호<까치소리> 전문

원정호 시인도 현대시조 출신이다. 경북 포항에서 맥시조회원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중견 시인이다.

위 작품은 의성어를 통하여 아침의 산뜻한 기분을 잘 나타내고 있다.

아침에 까치소리를 들으면 왠지 설레고 행복감마저 젖어들게 한다.

4)48회 현대시조 신인상 당선작 발표가 있었다. 김동섭/‘라제通文황금산/‘이법(理法)’이다

 

 

 

 

 . 현대시조 74(2002년 여름호) 

 1) 특집으로 익산 가람시조문학상 수상이 있었다. 수상자는 선정주 시인이면 수상작은 문학사상2월호에 게재되었던 바위에 대하여 1‘이다. 수상작품을 읽어보자

 

식어서 돌이 된다면

의미가 없어진다

 

절묘한 韻致를 보고

누가 庶人이라 하리

 

여름밤 熱氣를 달래며

늦은 계시를 기다려라.

 

 

숨을 쉰다는 것은

耳目口鼻만이 아니다

 

文明의 바람 앞에서

맨살이 깎여나지만

 

허물을 헨다는 것은

살아있는 例證이다.

 

잘 나가는 친구에게

전화를 한 날이다

 

의구심대로 잘 모르겠다고 한다. 참 오래 잊고 살아온 격조 때문만이 아닌 文明이 가져다 준 得失生理를 따라 나는 그에게 벌써 죽은 存在였었다. 疏遠에 대하여 오늘은 이름 붙여야 할 것 같다

 

바위의 거친 살결에

핏줄이 돌면 어쩌리

 

바닷가의 바위도

매 한가지 운명이다

 

청청한 外勢 바람에

날마다 부대끼고 있지만

 

살벌한 波瀾 속에서도

품새를 풀지 않았다.

선정주 <바위에 대하여 1> 전문

 

 

 이 시조는 가람선생의 시조정신이라 할 파격과 실험성, 참신성을 보여주는 것과 함께 정서적 긴장과 주제의 무게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한 것으로 여겨왔다.

정서의 관념을 결합하는 솜씨며 위트와 비유에 있어서도 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음은 물론이다.

 

2) 현대시조 논단에는 송선영 외30명의 시조시인이 작품을 올렸다.

3)작품 감상으로 최규찬의 논문도 눈에 띄었다. ‘제목은 선정주 시의 또 하나 면모이다.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무게 있는 작품이라 여겨진다.

 

 . 현대시조 75(2002년 가을호)   

 1) 특별기고 송하선의 글 三絶, 그 마지막 선비(초정 김상옥의 삶과 문학)’에 대하여 쓴 글은 매우 의미 있는 글이다. 송하선 시인은 초정선생의 작품세계에 대해 기고했다.

2) 현대시조단에 박병운 외 19명이 명작을 올렸다. 그 중에서 대구에서 활동한 김몽선의 작품을 감상해 보고자 한다. 왕성한 활동을 하였는데 지금은 유명을 달리한 분이다

새벽 달려 온 찾아온

백마고지 붉은 잔등

 

가슴 답답 버티어 선

늙은 철채 낯익은 데

 

먼 포성

세월을 질러

이명으로 좇아 온다.

 

철길 끊긴 온정역은

남녘으로 비껴 앉아

 

긴 열병 말문 닫고

몸져 누운 철마 보며

 

구경꾼

제삼의 물결

부릅뜨고 경을 친다.

 

김몽선<온정역> 전문

김몽선 시인은 정이 넘치는 시인이다. 늘 좋은 작품을 발표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이 작품은 분단된 역사적 아픔을 나타낸 작품이다. 아직도 전쟁으로 한반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이 우리를 위협하는 오늘날 우리들에게 생각을 더해 주는 작품이다.

3)현대시조 동인 문학회 가을 詩會로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강수성, 50명의 회원이 참여하였다. 동인 중에서 김정숙의 작품을 살펴보자

시리도록 차가운

초사흘 날의 흔들림

 

오장육부
떼어주고 하늘 곁에 숨을 쉬는

 

너는야

꿈바다를 헤매는

내 한쪽의 황금어부

 

김정숙<양수리에 걸린 달> 전문

 

단형시조로서 형상화가 잘 되었다. ‘오장육부 떼어주고 하늘 곁에 숨을 쉬는달에 대한 은유가 빛을 발한다. 김정숙 시인은 현대시조 편집위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는 중견 시인이다.

4) 49회 현대시조 신인상 당선자가 발표되었다. 당선자는 김용국/先人頌, 서관호/남해도

이다. 심사위원은 장순하, 김광수, 유선, 선정주 시인이다.

서관호 시인의 당선작품을 감상해 보자

 

노량도 깊은 수심

시리도록 푸른 바다

 

유채화 신들린 춤에

물결마저 취하고

 

섬 노루 보리밭가에서

구경하고 서 있네.

 

구름을 마주 보기에

望雲山이라 했네

 

昌善은 버는 꽃이면

남해는 만개한 꽃

 

하늘에 구름 꽃 뜨면

땅에는 꽃구름 피고

 

아침 햇살을 받으면

풀잎도 비단이 된다

 

錦山의 아름다움은

說話 後인가 인가

 

만물상 차린 기암은

본래 靈山였다 하네

서관호 <남해도> 전문

서관호 시인은 경남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인이다. 특히 동 시조 쪽에 매진하고 있으며 동 시조 잡지를 발간하고 있다.

현대시조 출신으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필자는 눈 여겨 보고 있으며 마음속으로 응원해 주고 있다.

 

 . 현대시조 76(2002년 겨울호)   

1)서평이 눈을 끌고 있다. 장순하 선생이 鄭夏庚평전을 수록하였다. 장순하의 시조 친구 이우종(25년생), 정하경(28년생), 장순하(29년생), 유성규(31년생)이 자주 만나 이야기도 하고 농담도 나누었던 일들이 재미있게 서술되어 있다.

이우종은 숙원이던 시조협회 회장 한번 하다가 먼저 갔고, 정하경은 구안화사를 겪었고, 유성규는 그 즐기던 술을 한 잔도 사양한다. 그 만장기염 다 어디가고 날은 저물었다.’ (현대시조 7689)

 

밤이라야 별것인가 대낮 저 편 산 그림자

생사(生死)라야 한 점 사이하여 사는 이웃

어차피 그 언저리에 일고 스는 거품인 걸.

 

잔치 끝나 돌아들 간 허전스런 뒷전처럼

웃고 나면 심드렁한 행복도 실상 그러한 것

겨울 속 일거러진 모습 정을 담아 가꾸리.

 

정하경 <와사를 앓으며 제5,6>

고난을 이겨내려는 극복의지가 보석처럼 반짝인다. 생활이 시조이고 시조가 생활이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시적자아의 모습이 성자처럼 보인다.

등산도 즐기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장순하 시인은 이만하면 말년 복이 넉넉하다고 했다.

 

2) 현대시조 시단에 유자효 외 35명의 작품이 선을 보이고 있다

3)梨苑會 겨울시회가 게재되었다 참여회원은 김광수, 김용국, 김장규, 박종대, 선정주, 류선 시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중랑천 시인 선정주 시인은 中浪川의 바람 1~ 中浪川의 바람 4를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 中浪川의 바람 1을 살펴보자

 

1

바람은 중랑천에

불고 있는 바람은

 

어디서 와서

이리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네

 

철따라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부는 바람

 

2.

이름을 붙여

中浪川 바람이라 하네.

 

그리고 中浪川 바람아 하고 부르면

더운 바람이 와 있네. 앞의 바람과 뒤의 바람이 같은 바람이

아니었다는 생생한 기억만 남아 있고

 

이름을 붙여 줄 수 없는 實體 안에

언제까지 살아야 하는가.

 

3.

그 바람 잊을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찾아가네.

 

그 바람 만나면

심한 土疾을 앓게 되네.

 

그 바람 벗어날 수 없네

내 안에도 부는 바람.

 

선정주< 中浪川의 바람 1> 전문

혜산 선정주 시인의 작품은 겨울이 관형사처럼 따라 붙는다. 중랑천도 그림자처럼 나타난다.

단형시조에 장형시조가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시의 어조가 독특하다 그래서 선정주 시인의 작품은 누가 봐도 금방 찾아낼 수 있다.

개성적이고 독창적이다. 환경파괴적인 것에 대한 저항 작품이다. 병들어 가고 있는 중랑천 속에서 벗어날 수 없는 데 대한 안타까움이 서려있다.

3) 50회 현대시조 신인상 당선자 발표가 있었다.

당선자는 이상태/‘풍치이다. 심사위원은 장순하, 문무학, 선정주 시인이었다.

4)시조가 있는 수필에 황다연/‘구원의 빛, 가을김영배/‘아 우리의 山河박춘근/‘식목일 아침의 단상이 실렸다.

시조가 있는 여행기에 전병태/‘고창 읍성과 선운사의 글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3.결언

2000년대 새 천년이 열린다고 야단법석이었다. 현대시조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기적이다. 그 어려운 시대를 겪고 나서 현대시조는 부흥기에 접어들었다.

당시 출판 사정이 좋지 않은 시대에는 팔리지 않는 시조잡지를 계속적으로 출판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당시를 살펴보면 현대시조지가 무게 있는 논단을 마련하여 독자들의 눈을 뜨게 만들었다.

발표지면이 부족한 시대에 역량 있는 시조시인들이 좋은 작품을 발표하였다.

초정과 장순하 자문위원의 글들이 현대시조의 위상을 높여주었다.

현대시조문학관이 곧 개관된다고 하니 감개무량하다.

현대시조가 어려울 때마다 이성보 발행인이 현대시조의 버팀목으로 자리 잡아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앞으로 현대시조 가족들은 더욱 분발하여 좋은 작품으로 현대시조를 빛내야 하리라 믿는다.

꽃피는 봄날을 기다리며 필을 놓는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