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최승아
눈부신 햇살 끝없이 펼쳐진 바다
불어오는 찬바람
바닷물 머금고 귓가를 스친다
밀려오는 파도 마주하고
황금빛 모래에 엉덩이를
살포시 내려 본다
철썩 처얼썩 쏴아
하얀 거품 남기고 밀려가는 파도
들어오라 속삭이며 춤춘다
살포시 눈 감는다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
푸른 바닷속으로 빨려간다
물고기 하나 되어 나풀나풀 춤춘다
자유, 행복, 만끽하며
살포시 눈 뜬다
가슴에 살며시 손 얹으며
평온해진 마음 갖고 돌아선다
황금빛 모래알 발자국 남기며
순간 찾아 드는 행복
아침 눈을 뜨고
한잔의 물을 들이킨다
가방 어깨 메고
자동차에 오른다
찬바람 이기느라 재킷 움켜잡고
발 동동대며 버스 기다리는 사람들
가로수 벌거숭이 되어 추위에 떤다
아침 풍경 한눈에 담는다
알몸 부딪치며 샤워장은 시장바닥
우르르 뛰어든다 물속으로 풍덩!
파란 색칠을 한 수영장 바닥
출렁이는 물과 하나 되어 춤춘다
파란색 하나 된 곳에
내 몸같이 춤 춘다
파란색 하나 되어 춤출 때
소리 친다 뇌 속에서
아! 행복하다
아! 행복하다
님 소식
밤새워 뒤척이다 새벽녘 잠 깬다
새벽 고요함 속 어두움
적막까지 흐른다
하늘은 시커먼 구름으로 뒤덮여
강한 비 뿌릴 것처럼 심술궂은 표정
기분 또한 시커먼 구름으로 덮인 하늘과 같다
밥 한술 뜨려다 말고
고구마 한입 넘기니
목이 막히며 가슴 쓰린다
애꿎은 하늘만 쳐다보며
한숨짓는다
매일 웃으며 달려오던 님
구름 속에 갇혀 못 오시나
비 맞을까 두려워 못 오시나
비 맞을까 두려우시면
우산 들고 님 맞으러 달려갈 테니
그리움으로 남지 마시고
늘 그러했듯이 순수한 해맑은 웃음으로
달려오세요
심사평
시적미감을 통하여 잔잔한 울림을 주는 작품
최승아의 작품 ‘바닷가’ ‘순간 찾아 드는 행복’ ‘님 소식’을 당선작으로 선정한다.
시는 이미지이다. 감정을 억제하고 사물로 구체화 시키는 방법을 정서의 도피라고 한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감각적 묘사이다. 언어로서 한편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요사이 시를 보면 직선적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작품을 볼 수 있다. 이런 작품은 현대시가 요구하는 바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승아의 작품들은 여기에 부합되는 작품들이다.
‘바닷가’는 6연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1연에서 4연까지는 서경적인 묘사이고 5연과 6연은 서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선경후정(先景後精)의 구조이다.
의인법으로 처리하여 생동감 있는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물고기 하나 되어 나풀나풀 춤춘다.’에서 자연과 자아일체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서 시의 멋과 맛을 극대화 시켜놓았다.
‘님 소식’은 님에 대한 기다림이 들어있는 작품이다. 시적자아의 간절한 소망이 들어 있다.
시는 정서의 표출이다. 감정을 자제하고 한걸음 물러서서 감정을 재구성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한다면 감각을 이미지화 시킨다는 말이다.
최승아의 작품들은 맑고 밝은 점이 특징이다. 그리고 시적미감을 통하여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더욱더 절차탁마(切磋琢磨)하여 훌륭한 시인으로 대성하길 기대한다. 진심으로 등단을 축하한다.
심사자 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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